하나님과 나의 동상이몽(同床異夢)

     고사성어에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보면 같은 침상에서 잠을 자도 꾸는 꿈은 다르다는 뜻입니다. 내가 기도를 하는데 나의 기도의 목적이 하나님의 뜻과 다를 때, 즉 동상이몽일 때가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의 응답하여 주심을 위하여 간절히 기도해도 기도의 응답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나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이 다르며, 내가 원하는 시간과 하나님의 때가 다르며, 나의 방법과 하나님의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라디오 수신기가 좋아도 내가 듣고자 하는 방송의 싸이클을 맞추어야 원하는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간절히 기도하고 오래 기도해도 하나님의 응답의 싸이클을 맞추지 않으면 하나님의 응답을 얻을 수 없습니다. 구하여도 얻지 못함은 욕심, 즉 더 많은 소유를 위해 구하고, 정욕, 즉 육체의 쾌락을 위해 구하고, 시기하고 미워하면서 구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살다가 실패를 하면 사람 탓을 하고, 환경 탓을 하고, 자본 탓을 하고, 재수가 없어서 실패했다고 하는데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일을 진행하는 중에, 일의 결과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때로는 택하신 자, 사랑하는 자를 문제나 고통에 놓이게 하실 때가 있습니다.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더 크게 쓰시기 위한 연단과 그릇 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하나님께 구하게 하기 위함이요, 욕심을 채우고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는 데서 벗어나 바르게 구하게 하기 위함 때문입니다. 셋째, 하나님을 거역하고 죄 가운데 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 1912년, 영국에서 세계가 주목할 거대한 여객선이 출항했습니다. 이름은 타이타닉호(RMS Titanic)였습니다. 당시로서는 인간이 만든 가장 크고, 가장 최신 기술을 집약한 배였습니다. 신문들은 이렇게 썼습니다. “이 배는 가라앉을 수 없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이 배는 신조차 침몰시킬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것이 화려함의 극치였습니다. 식당과 호텔과 콘서트홀이 있었고, 곳곳마다 샹들리에가 빛나고 있었습니다. 승객들은 이구동성으로 마치 천국을 미리 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첫 항해에서 빙산을 만나게 되고 속수무책으로 침몰하고 맙니다. “이 배는 절대로 안전하다”는 교만과 방심이 탑승 인원 2224명 중 1500여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참담한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교만의 결국은 파멸입니다. 나를 높이고 앞세우는 교만이 내 안에 있지는 않습니까? 그것이 하나님의 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입니다.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은 20세기에 세계 최고의 첼리스트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로 불리우는 사람입니다. 그가 무대에 올라가면 전 세계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그의 연주를 지켜보고 들었습니다. 음악 평론가들은 그를 ‘살아있는 첼로의 신화’라고 불렀습니다. 그가 남긴 일화가 있습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 늘 backstage에서 조용히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고 합니다. “주님, 오늘 제 연주가 제 이름을 높이기 위함이 아니라, 주님께 영광 돌리는 시간이 되게 해 주옵소서.” 그 기도는 단순했지만 깊었습니다. 연주가 끝나면 청중들은 늘 감동을 받았고, 어떤 이는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어느 날 기자가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이미 세계 정상입니다. 이제 더 높아질 곳이 없지 않습니까?” 카잘스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주님 앞에서 학생입니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 하나님 앞에 나를 낮추고, 하나님의 함께하여 주심을 구하고, 진행할 일이 하나님의 기쁨과 영광이 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이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유익이 되고, 선한 열매가 풍성한 일이 되도록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의 함께하심과 능력이 나타나게 되고, 형통하고 창대하게 되는 결과가 있게 됩니다. 

     하나님의 뜻은 응답이 먼저가 아닙니다. 성숙과 성화가 먼저입니다. 사람들은 빨리 응답해 주시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먼저 성숙해지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생각입니다. 이것이 나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과 나의 동상이몽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소원을 한 순간에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전에 거룩하라는 것, 성숙하라는 것입니다. 못난 자아를 깨뜨리라는 것, 더 많이 부셔지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부르짖는 기도에 응답과 기적을 베푸시는 것이 아니라 부르짖는 기도를 하는 동안에 나의 자아가 부서지고, 성숙하게 된 그 그릇에 응답을 담아 주십니다. 나의 간절한 기도, 오랜 시간의 기도에 대해 하나님께서 침묵하심은 나를 성숙하게 하고, 거룩하게 하는 기회입니다. 

     참된 성도란 기도 가운데서 하나님의 침묵과 거절을 통해 자아의 깨어짐을 경험하는 사람, 채워지고 영글어 성숙으로 나아가는 사람, 성화 되어 거룩해지는 사람, 하나님의 응답을 받을 그릇이 준비된 사람입니다.

댓글
* 이메일이 웹사이트에 공개되지 않습니다.